2022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전망
TIGER or CAT?

2022년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년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급격한 상황 변화에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적응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기업, 변화를 꿈꾸는 개인 모두가 이 시점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풍당당한 호랑이가 될 수도, 힘없이 주저앉는 고양이가 될 수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공저 ‘트렌드 코리아 2022’를 통해 그 변화의 모습을 예측해본다.

  Trends 1  

T: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나노 사회)

아주 작은 것을 뜻하는 나노.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파편화되어 나노로 나뉜다. 나노 사회는 공동체가 모래알처럼 개인으로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단위로 쪼개지는 시대를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개인화된 AI 알고리즘 등이 나노 사회를 강화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나노 사회는 우리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큰 특징으로는 초단기노동을 의미하는 긱(gig)노동을 마다하지 않는 노동의 파편화가 강해질 전망이다.

  Trends 2  

I: Income! Money Rush(머니러시)

미국 서부에 불던 골드러시처럼 수입을 다변화·극대화하려는 머니러시 트렌드가 나타난다.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꽂기 위해 사람들은 N잡, 투잡에 나선다. 레버리지(부채)를 이용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속물화 현상의 발현이라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의 성장과 자기실현의 수단으로 돈벌이에 나선다고 해석할 수 있다.

  Trends 3  

G: Gotcha Power(득템력)

값비싼 명품은 부럽지 않지만, 경제력만으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희소템을 갖는 득템력이 차별화 요소가 된다.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 정성,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이는 경제력만으로는 부를 표현할 수 없는 시대에 나를 남과 구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가 자사의 상품을 희귀템으로 인식하도록 기획하고, 마케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Trends 4  

E: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러스틱 라이프)

촌스러움이 곧 힙한 시대.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 생활의 편안함과 시골 생활의 여유를 누리며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도시를 떠나는 귀촌보다는 일주일 중 5일 정도는 도시에 머무르는 오도이촌(五都二村)를 실천하며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추세가 강해진다. 과밀한 주거와 업무로 고통받는 대도시,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으로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주목할 트렌드이다.

  Trends 5  

R: 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헬시 플레저)

전 세계를 휩쓴 감염병으로 건강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되고,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소비자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건강을 관리하는 과정과 결과 모두 즐거워야 하며, ‘좋은 약은 입에도 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헬시 플레저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중점을 바꾼다는 의미에서 건강관리 분야가 선진국형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뜻한다.

  Trends 6  

O: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MZ세대의 부모이자 선배인 X세대가 돌아왔다. X세대는 기성세대와 MZ세대 사이에 끼어 신구 세대 갈등을 온몸으로 받은 낀 세대로 우리 사회의 허리다. X세대는 기성세대보다 풍요로운 10대를 보내며 ‘난 나야!’를 외치고 서태지와 아이들에 열광했었다.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며, 자신의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면에서 ‘엑스틴’이라 부를 수 있다.

  Trends 7  

R: Routinize Yourself(바른생활 루틴이)

루틴은 매일 수행하는 습관이나 절차를 의미하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생활과 업무의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자기 관리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스스로 바른생활을 추구하며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기를 통제하려는 노력은 단순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경쟁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힐링을 찾으며, 미세행복을 추구하려는 욕구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Trends 8  

C: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

실재감테크는 가상 공간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 인간의 존재감과 인지능력을 강화해 생활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기술이다. 비대면 시대,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재감을 느낄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 하겠다. 소비자들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공간, 체험, 드라마 등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Trends 9  

A: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라이크 커머스)

‘좋아요’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를 가진 라이크 커머스. SNS의 발달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탄생이 ‘상시’ 쇼핑 시대를 열었다. 요즘은 쇼핑몰 대신 팔로하는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의 SNS를 기웃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보면 그냥 사는 것이다. 그들은 기성 제품을 판매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제작, 판매까지 하는 소비자 주도 유통 과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Trends 10  

T: Tell Me Your Narrative(내러티브 자본)

서사가 갖는 힘은 강력하다. 내러티브를 갖추는 순간, 별 볼 일 없던 회사의 주식이 급등할 수 있고, 인기 없던 정치가에게 유권자의 표가 몰릴 수 있다. 내러티브를 가진 기업과 사람이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대선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올해는 내러티브 전쟁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약을 꿈꾸는 사람도 나만의 내러티브는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편집부 참고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2(김난도 외 9명 공저 | 미래의 창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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