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축구팬이 손꼽아 기다려온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막하는 최초의 월드컵인 만큼 카타르로 향하는 관심과 열기가 유난히 뜨겁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모든 선수의 안전과 선전을 기대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사용 설명서를 소개한다.
중동 지역 최초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
22번째 FIFA 월드컵이 카타르에서 개최된다. 카타르는 아시아 아라비아반도의 동부에 위치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접해 있다. 수도는 도하이며, 면적은 11,571㎡로 우리나라 경기도와 비슷하고, 인구는 279만 명 정도이다. 카타르는 석유 산유국으로 2022년 기준 1인당 GDP가 8,300여 달러로 세계 5위에 해당하는 부자 나라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탓에 습도가 높고, 여름 낮 평균 기온이 40~50도에 육박하기 때문에 월드컵 사상 최초로 여름이 아닌, 겨울에 월드컵을 개막하게 됐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중동 지역에서 처음 열린다는 점만으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차는 한국이 카타르보다 6시간 빨라, 이번 월드컵은 퇴근 후 야식을 먹으며 여유롭게 ‘본방사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의 수도 도하의 풍경.
역사로 남을 카타르 월드컵의 상징
엠블럼은 FIFA 트로피, 월드컵이 열리는 8개 경기장과 중동의 사막 물결을 의미하는 무한대의 모양, 그리고 중동의 전통적인 모직 목도리의 패턴을 모티프로 형상화했다. 모직 목도리는 겨울에 열리는 최초의 월드컵을 상징한다.
라이브(La’eeb)라는 이름을 가진 마스코트는 평행우주(역대 월드컵 마스코트들이 사는 마스코트 버스)에서 찾아왔다. 가오리나 영화 주인공인 꼬마 유령 캐스퍼를 닮은 귀여운 모습으로, 아랍의 머리 장식을 하고 있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마스코트에 발이 없다는 점을 눈치챘을 터. 공을 발로 차는 축구 대회에 발이 없는 마스코트가 등장하는 역설적인 콘셉트가 재미있다.
축구 분야에서 팀별·경기별 격차를 평준화하는 데 가장 기여한 것은 바로 ‘공’이다.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축구공은 정오각형 12개와 정육각형 20개씩 가죽 조각을 엮어 둥근 형태에 가깝게 만들었다. 그 이후로 가죽에 폴리우레탄 소재를 결합해 방수 기능을 더한다거나, 32개 조각을 14개로 줄이는 등의 진화를 거듭해 왔다. 축구공이 점차 ‘완벽한 구’에 가까워질수록 패스와 슈팅, 드리블을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식 공인구는 알 릴라(Al rihla)이다. 아랍어로 여정, 여행이라는 뜻으로, 반세기 넘게 월드컵 공인구 개발을 이어온 아디다스가 제작했다. 20개의 스피드 셸 패널 구조 도입으로 정확도와 스피드를 보강한 공인구에는 변경된 아디다스 로고가 새겨져 있고, 손흥민, 리오넬 메시 등이 모델로 선정되어 그 인기를 더하고 있다.
경기 일정 및 관전 포인트
2022 카타르 월드컵은 11월 21일부터 12월 19일까지 약 한 달여 동안 진행한다. 지역별 예선을 거친 32개국은 4개국 1조씩 총 8조로 나뉘어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을 겨룬다. 우리나라는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와 함께 H조에 속하며 11월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 11월 25일 오전 1시 포르투갈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조별 리그를 펼칠 예정이다.
진정한 축구팬이라면 다른 나라의 경기도 놓칠 수 없다. B조 이란과 미국전, H조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전, 죽음의 조라 불리는 E조 스페인과 독일전 등이 박진감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컵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의 하나로 화려한 개막식과 폐막식 공연도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세계적인 연출가인 이탈리아 출신 마르코 발리치가 연출을 맡았다. 그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회식과 패럴림픽 개·폐회식,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회식 등을 연출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는 중동 전통 의상을 입은 안무가들의 춤, 각국 유니폼을 형상화한 인형 공연, 스타디움 상공을 누비는 마스코트 라이브 등 화려한 장면이 연출됐다. 특히 BTS 정국이 개막식 공연에 참여해 대회 공식 주제곡 ‘드러머스’를 열창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뜨겁게 달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하이라이트.
대한민국~ 16강 가즈아!
아시아 국가 중 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장 많이 경험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26인이 당당히 카타르에 입성했다. 파울루 벤트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현재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현지 적응 훈련이 한창이다. 안와골절 부상에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는 캡틴 손흥민 선수, 괴물 수비스라는 명성을 얻은 센터백 김민재 선수, 마에스트로로 불리는 미드필더 황인범 선수 등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구성해 국내 축구팬들의 마음이 든든하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입을 유니폼은 도깨비를 모티프로 디자인했는데, 본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호평받고 있다. 두려움 없이 맞서는 도깨비를 모티프로 한 붉은색과 어깨의 검은색 호랑이 줄무늬를 활용한 유니폼은 강렬하고 강인한 갑옷처럼 선수들의 사기를 더해줄 것이다.
선수가 그라운드를 지킨다면, 축구팬들은 뜨거운 함성과 열기로 그들을 응원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응원 슬로건은 ‘더 뜨겁게 the Reds’. 이 슬로건은 지난 8월 대한축구협회와 붉은악마가 공동으로 축구팬 대상 공모전을 통해 선정했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다리는 축구팬들의 기대에 힘입어 접수한 공모 문구가 무려 4만 2천여 개에 달했다.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이지만, 더 뜨거운 응원 열기를 만들자, 태극 전사들이 사막보다 더 뜨거운 투혼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는 마음을 담아 더 크게 외쳐보자.
코로나19 발생과 전쟁, 인플레이션, 기후 위기 등 전 세계인들은 크고 작은 어려움에 빠져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갈등과 두려움, 우울함을 잠시 잊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정당당한 경쟁이 주는 즐거움, 순수한 마음만을 담은 응원의 목소리를 전 세계인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축제가 되기를.
글 편집부 이미지 나무위키, 아디다스, 셔터스톡, FIFA, K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