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공 무인 자동화를 실현한다
스마트 팩토리 로봇 자동화 솔루션 전문업체 ‘로보콘’

건설 중 골조 공정에 필요한 철근 가공 솔루션 ‘아론’을 개발해 건설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를 선도하는 스타트업 ‘로보콘’. 반창완 대표를 만나 철근 가공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공정 손실을 낮추고, 수익성 있는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로보콘의 당찬 포부를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공대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성전기를 거쳐 두산그룹 산하 네오플렉스에서 일했습니다. 투자 컨설팅 회사인 네오플렉스에서 계열사인 두산건설 오퍼레이션 업무를 2년 넘게 수행하면서 건설 분야와 연이 닿았습니다. 이후 대한제강 신사업 담당으로 합류하면서 철근 가공 자동화 분야를 맡게 됐죠. 신소재학을 전공했고, 엔지니어로서의 경력과 매니지먼트 경험 등을 두루 갖추었기에 로보콘을 창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창업 계기와 이 분야의 미래를 확신한 배경은요?

A. 로보콘은 2016년 대한제강 계열사인 대한네트웍스의 철근 가공 자동화 사업부로 출발해 2020년에 분사했습니다. 철근 제조와 자동화 솔루션은 사실 결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도 독립하는 게 맞다는 판단하에 창업하게 됐어요. 또한 골조 공정에 필요한 철근 가공 부문은 작업 위험도는 높고 수익성은 낮고, 점차 숙련공을 구하기 어렵고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한다면 수익성 확보는 물론 철근 가공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Q. 주요 사업 영역은 무엇인가요?

A. 첫 번째로 건설용 철강에 전문화된 로봇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해외 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로봇과 비전 기술을 접목해 설계 제작한 소프트웨어는 바로 2016년 개발한 모델 아론(ARON)입니다. 아론은 성경에 나오는 모세의 형으로 전략가이자 조력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로보콘도 고객사가 잘되도록 도와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일반적인 모델명 대신 기억하기 쉽고 의미를 가진 아론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로보콘 당진 공장의 ARON 데모 플랜트

또 다른 사업 영역은 자동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철근을 가공해 국내 건설사에 제공하는 일입니다. 로보콘에서는 소재 투입부터 가공, 포장, 납품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고 있어요. 충남 당진에 있는 1만 평 규모의 공장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1공장은 올 1월부터 가동이 됐고, 올 4월에 착공한 2공장은 올 연말에 준공할 예정입니다. 당진 공장의 자동화는 약 80% 정도입니다. 나머지 20%에 대한 자동화를 진행할 수 있지만, 투자 대비 효용성을 고려해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공장에서는 주간을 기준으로 약 7~8명의 인력이 월 8천 톤 정도의 철강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규모의 일반 공장에 보통 30명 정도 인력이 투입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자동화가 주는 효과의 차이가 꽤 크죠.

Q. 로보콘이 이룬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A. 스타트업 초기에는 자금 이슈가 있기 마련인데요. 그동안의 투자 분야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창업 1년 만에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얼마 전 시리즈B 투자 건도 마무리하여 앞으로 나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현재 솔루션과 가공 분야에 국내외 6건 이상의 특허를 갖고 있고요. 더불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저작권과 유럽 CE 인증 마크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올해는 주요한 수주도 있어 매출에 대한 기대도 큰데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국내 건설사들과도 협업하고 있어 솔루션과 가공 분야 모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진 공장 내부 설비와 작업 모습

Q. 아론이 타 솔루션과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요?

A. 철근 종류가 국내에만 3만 가지가 넘고, 아파트를 지을 때도 3, 4백 가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단순히 로봇 하나만으로 자동화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철근 가공 공장을 부분적으로 개선한다고 해도 로봇 외 기계 설비까지 갖추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원가 절감의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로보콘은 소프트웨어부터 기계 설비까지 제작 설계가 가능하므로 원자재 투입부터 가공, 교정, 이송 상차, 포장 등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회사입니다. 숙련자 부족, 인건비 상승,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 등의 숙제를 풀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국내외 시장 공략에 어려움은 없나요?

A. 건설업 분야가 보수적이라고들 하잖아요. 로봇 기술을 베이스로 생산한 철근을 납품한다고 했을 때 전통적인 방식을 적용한 철근과 과연 품질이 같은 것이냐 하는 의문을 품는 듯해요. 로보콘의 라인을 소개하고, 사람의 손으로 하는 작업보다 훨씬 더 좋은 퀄리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H사, S사 등 대형 건설사와도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HL 디앤아이한라와도 협업할 부분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해외에는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해외는 안전사고를 줄이는 근원적인 대책에 관심이 큽니다. 건설사가 공사를 수주할 때 그 부분에 가점을 주는 경우도 있거든요. 로보콘이 협업해 그런 부분들을 해결드리고자 합니다.

ARON을 선보인 뮌헨 건설 산업 박람회 ‘BAUMA’.

Q. 로본콘이 경험하는 운영의 어려움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자금 조달과 인력 보충 문제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시리즈B를 마무리했는데요. 60~70여 개의 기관을 대상으로 3~4개월 동안 IR 발표, Q&A 등을 해내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인력은 저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올해도 할 일이 많아 엔지니어를 1.5배 뽑아야 하거든요. 경력직이 필요하고 설비 테스트를 위해 당진 공장에 오갈 수 있어야 하므로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더 큰 도약을 위해 로보콘이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글로벌 넘버 원을 목표로 하는 만큼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스터디를 많이 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달리 경험하는 프로젝트의 개수나 규모가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회사와 개인의 성장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벤치 마킹하면서 기술 트렌드를 읽고 시장 상황을 파악하면서 우리 사업 영역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죠.

Q. 로보콘이 추구하는 기업문화가 있나요? 또는 평소 임직원에게 강조하는 가치가 있다면요?

A. 보수적인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평균 연령대가 30대 중후반으로 젊고, 팀 베이스로 움직여야 하는 조직인 만큼 생산과 제조 라인을 포함해서 계속 벤처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어요. 로보콘의 구성원들이 염두에 두면 좋은 글귀를 사무실과 당진 공장에 적어두고 구성원들이 늘 접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로보콘은 경쟁사 대비 유일하게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이지만, 지속해 검증이 필요한 초기 단계입니다. 저희가 기폭제가 되어 자동화 인식과 전환이 느린 건설 분야의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시장 파이를 키우고 그 안에서 로보콘이 가장 상위에 포지셔닝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 필요합니다.
작년까지는 스타트업의 생존이 달린 펀딩에 매달렸다면, 어느 정도 투자가 이루어진 올해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해입니다. 솔루션과 국내 건설사 납품 모두 실적과 더불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2027년 회사 상장을 목표로 달리겠습니다.

편집부  사진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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