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건설 분야의 디지털 전환율은 6%에 불과하며, 제조업 28%, 농업 1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씨엠엑스는 공사 현장의 복잡한 서류를 앱 하나로 정리하며 실시간 현장 관리와 투명성 확보를 가능하게 만든 국내 유일의 건설 협업 플랫폼 기업이다. 씨엠엑스 이기상 대표를 통해 스마트 검측과 공정 관리 플랫폼이 선도하는 건설 현장의 혁신을 짚어본다.
Q. 씨엠엑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씨엠엑스는 건설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협업툴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그중에서도 페이퍼리스를 위한 전자문서화, 즉 전자문서 모바일 플랫폼 구축을 전문적으로 하는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회사입니다. 현재 스마트감리앱 ‘아키엠’과 건설협업툴 ‘콘업’을 운영 중이며, 개발자 10명을 비롯해 건설 현장 생태를 잘 알고 현장 교육에 참여하는 건축 기술자, 관리직 등을 포함해 총 2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Q. 창업 계기와 이 분야의 미래를 확신한 배경은요?
A. 2009년 건축사 사무소를 설립하고 건설 분쟁 컨설팅을 전문으로 했습니다. 하자 조사 업무를 하면서 방대한 조사 내용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없을까 하는 문제에 직면했고, 자체적으로 공사 현장 수기 관리 방식을 디지털화한 툴을 개발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2014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로체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국내에 모바일로 건설 현장의 워크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툴이 전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IT 분야로 ‘업’을 전환하게 됐습니다.
Q. 건설 분야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첫 번째 앱 개발한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문제 없이 해온 익숙한 업무 수행 방식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건설 현장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국의 건설 현장을 일일이 방문해 실무 교육 실시, 원격 화상 교육, 콜 지원 서비스 제공,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 활용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법을 홍보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건설 문화를 혁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우리나라 관련 분야에 대한 제도적인 환경이나 수준은요?
A. 정부의 정책 방향은 건설의 디지털화이지만 개념적 선언보다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 우리나라 건설 현장의 디지털 전환은 너무 늦어요. 드론, 로봇, BIM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어도 수기식 하드카피를 적는 게 관행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 기술인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은 필수 사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 초 발생한 광주 HDC 아파트 붕괴 사고를 봐도 수기식 업무 관행 개선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 자체를 볼 수 없고 사후 분석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객관성, 투명성, 절차성을 확보한 업무 프로세스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서류를 작성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미비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2020년부터 콘업을 도입한 한라가 진심으로 대단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건설사보다 전사적으로 또한 선도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실천하고 있으니까요.
Q. 2016년 출시한 스마트감리앱 ‘아키엠’을 소개해주세요.
A. 아키엠은 모바일 기반 클라우드형 Saas 앱으로 건설 현장관리와 감리 업무에 활용됩니다. 건축공사감리세부기준 공종별 체크리스트가 내장되어 있어 현장 실시간 체크, 서명으로 감리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줍니다. 이를 통해 시공자와 감리자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할 수 있죠. 아키엠은 비상주, 상주, 해체, 석면 감리 검측 체크리스트, 사진동〮영상, 감리일지, 도면관리 등을 지원합니다. 2014년도에 국내 건설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잦았습니다. 관련 법규 강화에 따라 2016년부터는 감리 보고서를 허가권자에게 제출하도록 법이 바뀌면서 아키엠이 널리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Q. ‘아키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건설협업앱 ‘콘업’을 소개해주세요.
A. 2018년 건설 현장의 모든 검측 서류의 작성과 허가청 제출이 의무화됐습니다. 공사 사진, 시공 동영상을 포함해 만드는 사용 승인 필수 서류인데, 수기로 작성해야 하니 담당자 업무는 과중하고 시간 소모가 클 수밖에요. 콘업은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툴로 아키엠이 건축사와 감리자 위주 앱이라면 콘업은 건설 현장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시공자용 앱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업무를 데이터 세상으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 하겠습니다. 시공사를 메인으로 감리단과 협력사를 포함해 현장을 관리할 수 있게 했죠. 건설협업앱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던 시기에 비용과 시간, 노력을 엄청나게 투자해 앱을 개발하고 관행과 관습에 저항하는 마음으로 홍보에 집중했습니다. 구독형 앱으로 1시간가량 교육받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모든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므로 공기 압박을 덜 수 있죠. 앱을 개발한 후에는 건설사와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UI 개선에 집중하며 업데이트해왔습니다.
외국에는 건설협업앱이 상당히 많습니다. 주로 도면 관리 기능이 강하다는 게 특징이라면 콘업의 장점은 우리나라 건축 법규에 최적화, 표준화된 앱이기 때문에 국내 건설 현장 맞춤이라 하겠습니다. 콘업의 메인 기능은 공사 관리로 검측 문서를 만들고 자재, 콘크리트 타설 등 각종 승인을 받으며 진행되는 것과 안전 활동 관리 서류를 만드는 것이 큰 줄기입니다.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씨엠엑스는 안전 기능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어요. 안전의 경우 점검과 교육, TBM 등 활동별로 현장에서 서류를 만들어야 하는데, 콘업은 모바일로 하드카피를 전자문서 정보 형태로 저장하므로 리얼 타임으로 현장 활동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공사 현장의 기록이 그대로 보존되므로 투명하고 능동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실추와 막대한 비용 발생 예방 효과를 가져옵니다. 안전사고 발생 시에도 후속 처리가 원활하고 인력 공백이 생기지 않아 업무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건설협업앱 사용 효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나요?
A.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생산성을 향상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공모해 2년 동안 실증한 뒤 2021년에 보고서를 발표했어요. 건설 현장의 업무 생산성 분석은 업무 단계 축소, 업무 시간 단축 정도를 따졌는데 건설협업앱은 두 가지 부문 모두 50% 이상 줄였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현장에서 메모하고 사무실에서 PC 작업 후 출력, 복사하고 관련자끼리 나눠 갖는 일련의 과정이 현장에서 한 번 만에 끝나니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죠. 또한 코로나19로 확산한 비대면 문화에도 적절한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부가적으로 저희는 공사 현장이 마무리되면 시공사 측에 저장된 모든 기록을 넘깁니다. 시공사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고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등 다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한라와의 인연을 소개해주세요.
A. 2020년 12월 의뢰를 받아 계룡한라비발디더센트럴 현장에 처음으로 콘업이 도입됐습니다. 현재는 광주 초월역 한라비발디,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미래인로지스부천 복합물류센터 등 현장 22곳에서 콘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라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스마트 건설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결단력을 가진 회사라 존경심을 느낍니다. 직원분들은 소통이 원활하고 투철한 장인정신을 갖추고 계시더군요.
Q. 씨엠엑스의 중장기 계획 혹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단기적인 계획은 아키엠과 콘업에 이어 펀치리스트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펀치리스트는 성공적인 준공을 위한 하자 관리와 입주자 사전 점검 관리까지 서비스하는 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앱 사용으로 모인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건설사에 효율적인 가치를 드릴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매출은 작년 21억 원을 넘어서 올해는 30억 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씨엠엑스의 미션은 ‘더 나은 건설을 위한 새로운 도약’입니다. 이런 사명감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협업툴로 건설 산업에 일조하자는 마인드로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글 편집부 사진 이보영, 씨엠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