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암울한 전망도 들려온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하는 시기이다. 인류의 안전한 미래를 위한 선도적인 대응책으로 우리나라 정책을 기반으로 녹색 건축에 대해 알아본다.
위기의 지구, 기후 위기 심각성
인류의 편리를 위한 지속적이고 무분별한 개발은 기후 위기라는 부메랑이 되어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다.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이용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늘면서 지구 환경은 오염됐고, 지구의 온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긴 장마와 폭염, 태풍, 땅의 사막화, 대형 산불이 연일 일어나고 있다. 이대로 두면 이번 세기에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져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영영 물에 잠길지도 모른다.
인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노력을 시작했다. 2015년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협약을 맺고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내로 제한하고, 2050년 전후로 전 세계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그 대열에 동참했다. 제철, 조선, 화학, 시멘트, 반도체 등의 산업 부문에서 경제 성장을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 구조, 온실가스 다배출 구조가 굳어졌다. 일부 환경단체로부터 탄소 배출 불량 국가라 불리기도 했다.
확대되는 녹색 건축의 필요성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 중립 법제화를 시행하고, 탄소 중립과 녹색 성장을 실천해 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50 탄소 중립 정책’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그 중심에 있다. 이 정책 안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산업 외 주목받는 부문은 건물이다. 건물은 산업 부문 다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녹색 건축 활성화의 필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녹색 건축이란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인 건축물을 뜻한다. 넓은 의미로는 철거 시까지도 환경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획된 건축물로 이해할 수 있다. 녹색 건축 활성화를 위해 신축 건축물 에너지 성능 강화, 기존 건축물의 녹색화 촉진, 녹색 건축 산업 혁신 성장 역량 제고, 국민 생활기반 녹색 건축 확산, 녹색 건축시장 인프라 확충 등 5개 전략이 추진될 예정이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과 그린 리모델링의 미래
녹색 건축은 크게 제로 에너지 건축물과 그린 리모델링으로 나뉜다. 신축 건물을 대상으로 한 제로 에너지 건축물은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까지는 공공 건축물(1,000㎡ 이상), 2023년까지 공공 건축물(500㎡ 이상), 2025년까지 민간 건축물(1,000㎡ 이상), 공동주택 30세대 이상 의무화하여 2030년이면 우리나라 신축 건축물은 모두 제로 에너지 건축물로 짓게 된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린 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건축 자재의 노후화로 인한 문제 외 단열 기능 저하로 인한 에너지 효율이 낮아지는 등의 기능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단열·기밀·설비 등 기술을 적용해 건축물의 기능성을 높이고, 쾌적한 공간으로 바꾸는 그린 리모델링은 공공과 민간 건축물로 구분된다. 공공 건축물 그린 리모델링은 2020년 한 해 동안 온실가스 5,300만 톤, 일자리 3,500여 개 창출 효과를 얻기도 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에서 공사비 대출 이자 지원 사업도 시행 중이므로 환경과 자산 가치 상승을 위해 개인의 참여도 필요하다.
건축물 즉 부동산은 입지 등에 의해 가격이 결정될 뿐 환경에 이롭냐 아니냐를 따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국가의 실현 가능성 높은 정책 수립과 실행, 더불어 녹색 건축을 바라보는 개인의 인식 전환이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과 환경 모두를 위한 녹색 건축이 녹색 사회로의 전환을 ‘늦지 않게’ 이끌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글 편집부 참고 제로에너지빌딩 인증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