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통한 가구 배송과 시공 솔루션 분야의 유일무이한 스타트업 ‘하우저’. 중소가구사의 물류 고민을 IT 기술과 물류센터, 시공·배송팀을 포함한 전국 단위 오프라인 인프라로 해결하며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관습을 깨고 변화를 통해 성장하는 하우저의 이야기를 담았다.
Q. 회사 소개를 해주세요.
A. 하우저는 큰 의미에서 가구사가 사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가구사는 제조부터 수입, 통관, 보관, 검수, 마케팅, 판매, 시공, A/S까지 필요로 하는 밸류 체인이 무척 긴데요. 하우저는 IT기술에 기반한 온라인 인프라와 물류센터, 시공배송팀을 포함한 오프라인 인프라를 통해 가구사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추천, 검색, 정보 소위 ‘앞단’이라 말하는 부문에 집중했는데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관과 시공, A/S 등 ‘뒷단’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Q. 가구 배송·시공 서비스 분야에서 사업적 가치를 확신한 계기는요?
A. 오늘날 고객은 자신이 구매한 제품 자체뿐 아니라 인프라가 주는 가치까지 제품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했을 때 고객 만족도의 5할 이상이 배송에서 나타나고 있거든요. 시대가 변하면서 인프라가 주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구 사업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보관, 배송, 시공 등을 내재화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특히 가구 시장의 7할 정도를 차지하는 중소가구사 입장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분명 이 부문에 대한 니즈가 있고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가구 물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가져온 하우저.
Q. 우리나라 가구 배송·시공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적 환경 수준은 어떤가요?
A.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인프라 자체는 무척 열악합니다. 가구 분야는 IT 영향을 가장 덜 받은 분야 중 하나이고, 체계화된 프로세스도 없는 편입니다. 법적 문제보다 관습, 관행을 깨는 게 더 힘들었습니다. 가령 가구사가 하우저에 서비스를 의뢰할 때 전산연동이나 엑셀 업로드 등을 통해 직접 등록해야 하는데 일부 가구사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어요. 가구사뿐 아니라 시공 기사님들도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가치와 변화를 느끼도록 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네요.
가구 배송·시공 서비스 분야를 개척해 온 하우저.
Q. 하우저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A. 현재 고객 가구사는 600여 개이며 취급 품목은 17만여 개에 이릅니다. 하우저는 가구에 특화된 프로세스를 만들었고 시스템도 벤치마킹 없이 개발해냈다는 점이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품 중간값 정도를 표준 가격으로 삼고 있고, 가구 보관비도 1일 단위로 재고를 확인해 청구하고 있습니다. 보관, 배송, 시공 모두 의뢰 건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 개념이기 때문에 가구사는 부담이 없습니다. 보관 장소를 찾고 운영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가구사 입장에서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왔다고 봅니다. 일정 의뢰 건수를 보장하는 방식의 계약을 맺지 않는 것은 유행에 민감하고 의뢰 건수에 변동이 쉽게 생기는 가구 분야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우저의 수입과 트래픽을 담보한다고 보지 않거든요.
Q. 하우저의 물류센터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 경기도 용인에 직영 물류센터가 3곳 있습니다. 총 면적 1만4천2백평 규모인데 물류센터가 나눠지면 아무래도 작업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2곳 정도로 통합할 예정입니다. 지방에는 제휴 관계를 맺은 물류센터 7곳을 운영 중입니다. 전국 통합 서비스를 위해 물류센터는 지역별로 고루 구축되어 있습니다.
하우저 물류센터의 모습.
Q. 고객과 대면하는 시공 인력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A. 시공 서비스는 외부 인력과 계약을 맺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품질 관리를 위해 회사 차원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가구는 다품종 소량 생산 품목이라 시공 기사가 모든 가구에 대해 알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대신 가구의 조립 방법이나 특징 등을 시스템을 통해 알려줌으로써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우저는 가구사, 시공 기사, 고객 모두를 케어해야 하는 입장으로 저마다의 상충되는 부분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공 시 덧신을 신도록 하는데 시공 기사는 미끄럽다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어느 고객은 우리집이 더럽다고 생각하느냐고 화를 내기도 해요. 제가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듯이 앞으로 더 소소한 부분까지 고려해서 챙겨주고 싶습니다.
Q. 그 외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A. 시스템과 데이터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가구는 고객과의 시간 약속,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 계단 사이즈 확인, 기존 가구 처분 여부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또 가구 특성상 한 개 이상을 구입하기 마련인데 그중 일부만 교체를 원하는 등 다른 품목의 배송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생깁니다. 이런 상황들을 데이터로 관리하지 않는 한 바로 사고가 발생하거든요. 이런 문제들은 출고부터 해피콜까지 모든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앱으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종이 서류는 모두 없앴습니다. 시공 기사용 앱은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사용할수록 편리함과 가치를 느끼도록 했습니다. 어떤 교육보다도 효과적인 시스템인 것이죠.
하우저 모바일 화면.
Q. 하우저가 쌓아온 성과를 소개해주세요.
A. 작년 55억 원에 이어 올해 4월에는 네이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등 총 8곳으로부터 14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했습니다. 저희가 선보여온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우저는 매년 의미 있는 서비스를 론칭해 왔습니다. 작년 1월에는 택배 서비스도 시작했어요. 시공이 필요 없는 가구 배송을 필요로 하는 가구사를 위해 서비스를 확장한 것입니다. 봄부터 진행된 수도권 익일 배송은 9월 쿠팡 가구 부문 로켓배송 대행을 맡게 되면서 전국 익일 배송 ‘로켓설치’ 서비스로 확대됐습니다.
Q. 하우저의 현재를 만들어낸 전략이나 기업문화가 있나요?
A. 저희는 모든 프로세스를 바꿔 왔습니다. 이 분야에서 혁신은 쉽지 않겠지만 그에 가까운 문제 해결은 지속해서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물류업이 아닌 서비스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현재 진행되는 익일 배송 프로세스가 내년에는 맞지 않을 수 있으며 또 바꿀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피곤한 일이지만 이런 자세와 노력이 없다면 변화를 쫓아갈 수 없으니까요.
문제 해결 위해 변화의 자세를 강조하는 심준형 대표.
Q. 가구 물류 솔루션 분야의 전망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A. 가구는 구입 주기가 긴 고관여 품목인데 매일 배송되는 수치를 보면 놀랄 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많은 매트리스를 누가 사는거지?”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도 있어요. 의(衣), 식(食)이 끝나고 주(住)의 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 앞당겨진 측면도 있겠죠. 게다가 쿠팡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빠른 가구 배송에 대한 니즈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보면 가구를 넘어 홈퍼니싱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지리라 봅니다. 가구 물류 솔루션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서 저희가 해야할 역할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단기적으로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완하여 더 좋은 품질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일차적 과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전할 수 있는 B2C 서비스로 확장해 보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에서 홈퍼니싱 사업을 하려고 할 때 하우저를 통하는 것이 최선이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앞단과 뒷단, 나아가 가구사 경영에 필요한 ERP까지 하우저를 통해 전개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글 편집부 사진 이보영 이미지 제공 하우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