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한민국을 읽는
트렌드 키워드 10

2023년은 모든 것이 재정의되는 해이다. 우리가 지금껏 맺어왔던 관계, 우리의 삶의 토대가 되는 공간, 나와 동일시해오던 일터 등 모든 것에 대한 개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익숙한 시스템과 관행을 과감히 바꾼다면 2023년 계묘년은 깡충깡충 뛰는 토끼처럼 높게 도약할 수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공저 ‘트렌드 코리아 2023’의 키워드를 통해 2023년을 내다본다.

  Trend Keyword 1   

평균실종
R –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자본주의의 속성은 부익부 빈익빈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이러한 불균형은 경제와 사회, 교육,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양극화를 가속화했다. 어떤 집단을 대표하는 ‘평균값’이 의미를 잃게 되면서, 평범한 삶, 무난한 상품, 보통의 의견, 정상의 기준이 달라지게 된다. 평범하면 도태될 것이며, 대체불가능한 차별성, 다양성, 탁월함이 요구되는 시장으로 달라진다.

  Trend Keyword 2   

오피스빅뱅
A – 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

조직 문화가 바뀌고, 노동 시장 시스템이 변화하는 등 ‘일’을 둘러싼 변화가 폭발적일 것이라는 전망. 그중 퇴직 열풍, 즉 ‘대사직 시대’가 세계적 화두가 됐다. 조직은 인재를 지키기 위해 연봉 인상, 다양한 복지를 내세울 것이며, 조직에 속하지 않는 플랫폼 노동자와 슈퍼 프리랜서가 많이 증가할 것이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새로운 세대는 조직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가졌으며, 이러한 변화는 조직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Trend Keyword 3   

체리슈머
B – Born Picky, Cherry-sumers

자산 가치 하락과 무시무시한 인플레이션으로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에 집중하는 가운데 구매는 하지 않고 혜택만 챙기는 소비자 ‘체리피커’가 등장한다. 나아가 다양한 알뜰 소비 전략을 펼치는 소비자 ‘체리슈머’는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조각 전략을 실천하고, 함께 모여 소비하는 반반 전략 등으로 실속을 챙긴다. 이러한 작고 유연한 소비는 1인 가구 증가와 창의적인 MZ세대로 더 가속화될 것이다.

  Trend Keyword 4   

인덱스 관계
B – 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

소셜미디어가 소통의 매체로 자리 잡으면서 인간관계도 목적 기반으로 형성되고 있다. 선망하는 인친, 함께 덕질하는 트친, 최신 뉴스를 알려주는 페친, 동네에서 만나는 실친 등 자료를 인덱스를 붙여 관리하듯 인간관계를 맺는다. 인덱스 관계는 학연, 지연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 혹은 랜덤 방식으로 형성된다. 그다음 그 친분을 분류하고 마지막으로 관계를 관리하는 3단계로 이루어진다. 인덱스를 뗐다 붙였다 하기를 반복하듯 관계의 밀도보다 스펙트럼을 중요시하게 될 것이다.

  Trend Keyword 5   

뉴디맨드 전략
I –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

비슷비슷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언 요즘, 소비자는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이나 참신함 앞에서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미 사용 중인 제품은 업그레이드하거나 콘셉트가 덧입혀져야 하고, 아니면 전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라야 소비자는 사고 싶어질 것이다. 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공급자는 창의적이고 기존 궤도를 이탈해 이질적인 것을 파고들어야 한다. 단, 소비자 지향적 관점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면 독창적인 제품도 외면받을 것이다.

  Trend Keyword 6   

디깅모멘텀
T – 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

오타쿠나 괴짜로 보일지 모르지만, 무언가에 진심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취미 생활을 넘어 시간과 돈, 열정을 투자하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디깅러들은 불안한 팬데믹 시대에 적극적으로 행복을 찾는다. 디깅은 일상과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하며, 현실도피가 아니라 자기 성장이라는 지향점 아래에서 이루어질 때 행복한 삶을 위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Trend Keyword 7   

알파 세대가 온다
J – Jumbly Alpha Generation

태어나서 처음 말한 단어가 ‘엄마’가 아니라 아마존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인 세대가 등장한다. 2010년 이후 태어나 13세 이하인 알파 세대는 진정한 디지털 원주민이다. 나는 나, 너는 너대로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이들은 자신을 셀러브리티이자 아키텍트라고 여긴다. 자본주의 키즈답게 경제 교육을 받고 있으며, 온라인 공간 위주로 활동하다 보니 오프라인에서의 실제 활동을 갈망하기도 한다. 이들은 행복지수가 낮고 양극화 문제를 겪는 세대이기도 하다.

  Trend Keyword 8   

선제적 대응 기술
U –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

지금까지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이용자가 조작해야 했지만, 이제 기술이 이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파악해 미리 제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축적된 고객 데이터와 이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게 되면서 기술은 고객이 필요를 표현하기도 전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불편함을 해소해준다. 가령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달라지듯 그 사람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맥락을 구분하는 초개인화 서비스가 확산할 것이다.

  Trend Keyword 9   

공간력
M – Magic of Real Spaces

개인 블로그부터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가상공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 하지만 정교한 가상공간도 자기만의 매력을 갖춘 실제 공간을 따라오지 못한다. 실제 공간은 온라인의 상대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의 토대이자 터전이기 때문이다. 소매는 끝났다고들 말하지만, 매력적인 콘셉트와 테마를 갖추고 비일상성을 제공하는 멋진 공간은 그곳이 어디에 있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Trend Keyword 10   

네버랜드 신드롬
P –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

어려 보이고 싶고, 아이처럼 명랑하게 노는 게 좋고, 나이 들지 않으려 하는 한국인들. 유난히 나이보다 어리게 사는 것이 미덕인 우리 사회의 특징이 사회 전체의 사고방식, 생활양식이 되고 있다. 이는 수명이 길어지고 생애과정이 다양화되며 어른이라 부를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네버랜드 신드롬은 자기중심적인 주장만 하거나, 캐릭터에 집착하는 등 사회가 유아화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유아적 미성숙은 최소화하고 청년의 활기는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23년 트렌드 컬러 ‘비바 ​​마젠타’
미국의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인 팬톤이 2023년 올해의 컬러로 팬톤 18-1750 ‘비바 ​​마젠타(Viva Magenta)’를 발표했다. 비바 마젠타는 용감하고 낙관적이며 순수한 기쁨을 즐기고 실험과 자기표현을 억제하지 않는 애니메이션 레드 컬러이다. 비바 마젠타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8가지 컬러 ‘마젠타버스’도 공개했다. 레드의 열정과 블루 그레이, 라이트 핑크 등 뉴트럴 톤의 조합으로 트렌디한 2023년을 보내보자.

편집부 참고 및 발췌 트렌드 코리아 2023(김난도 외 9명 공저 | 미래의 창 펴냄), 팬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등록

이름은 전체공개되며, 닉네임으로 설정 가능합니다.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미지 업로드는 10 MB까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