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오늘도 출근’ EP2. 워킹우먼 편

혼자가 아닌 남편이, 아이가 있는 여성 직원의 출근길은 무엇이 다를까요? 각자의 상황에 따라 출근길 풍경도 많이 다를텐데요. 근무 경력 도합 45년 차, 기혼 여성 직원 3인의 솔직담백한 회사 생활 리포트를 공개합니다.

자금팀
석효진 프로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0년 12월 회계팀으로 입사해 2018년부터는 자금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주식과 사채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요. IR과 공시, 신용평가, 조달 업무 등도 팀원들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나의 출근길을 소개해주세요.

(대부분 아시겠지만) 저와 경영기획팀 이재환 프로는 2020년에 결혼한 사내 커플인데요. 출근은 남편과 함께해요. 저는 아침 6시 반쯤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데, 어릴 때부터 습관이 되어 밥이나 빵, 과일 등으로 아침 식사를 꼭 해요. 준비하는 중간에 남편을 깨웁니다. 자차를 이용하는데 광진구에 살고 있어서 잠실대교를 지나 약 15~20분이면 회사에 도착해요. 오는 동안 요즘 즐겨 듣는 음악을 서로에게 들려주거나 유튜브를 보기도 해요. 회사 이야기보다는 가볍고 즐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웃음)

Q. 출근 후 나의 모닝 루틴이 있다면요?

7시 40분쯤 회사에 도착하면 카페에서 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사무실로 향합니다. 전날 미국 주식장이나 채권 시장 등의 뉴스를 찾아본 다음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고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하는 특별한 모닝 루틴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책상 청소에요. 주말 동안 쌓였을 먼지를 닦고 새로운 기분으로 한 주를 시작합니다.

Q. 평소 즐겨 입는 출근복 스타일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로 원피스와 스커트 위주의 밝은색 계열로 입는데요. 언젠가 슬랙스를 입었더니 동료들이 처음 봤다고 놀라더라고요. (웃음) 외부 미팅이 일주일에 평균 3번 정도 있기 때문에 옷차림이나 메이크업에 더 신경 쓰기도 합니다. 제 쇼핑 메이트는 친정 엄마인데요. 제가 사는 아파트 옆 동에 살고 계셔서 자주 만나 쇼핑하러 다닙니다.

Q. 전통적으로 남초 현상이 강한 건설 회사에서 여성 직원으로 일하며 느끼는 점이 있다면요?

제 성격상 남초 회사라는 생각을 의식하며 근무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웃음) 지금은 동료들이 모이면 주식, 부동산, 자녀 이야기를 많이 하고, 드라마도 이야깃거리가 돼요. 이 질문을 보고 고민해봤는데 만약 여초 회사였다면 관심 분야를 더 공유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미용이라든가 패션, 디저트 가게 정보 등이요.

다만 남성과 여성은 관심사뿐 아니라 화법도 다른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여성은 부드럽고 돌려서 말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저야 직설적인 화법이 편한 사람이라서 화법 때문에 불편한 점은 못느꼈어요. 오히려 회사 다니면서 성격이 급해지고 다혈질적으로 변했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는데, 남초 회사라는 점이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웃음)

Q. 출근(일) vs 살림을 비교해본다면? 내게 더 쉬운 쪽은?

결혼 전 회사 업무와 살림을 잘 병행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어요. 감사하게도 남편이 큰 역할을 해줘서 살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네요. 집안에서 남편은 청소왕, 저는 정리왕으로 통합니다. (웃음)

작년에 IR팀에서 주식 관련 업무에 집중하다가 다시 자금팀으로 합류하면서 올해 새 업무들을 맡았어요. 조달과 신용 평가 업무인데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Q. 결혼 후 회사 생활에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사내 부부의 장점이 있다면요?

회사 생활면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단체 연차 등 직장의 휴일이 같으니까 계획을 세우기 쉽다는 점이 좋아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회사 생활을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죠. 단점이라면 자리가 아주 가깝다는 점이에요. 남편이 멀지 않은 제 뒤쪽에 앉아 있어 오가며 제 모니터를 볼 수 있거든요. (웃음)

Q. 업무 중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시장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우리 회사를 신뢰하고 좋게 평가해줄 때 보람을 느껴요. 특히 자금팀 선배들에 대한 좋은 평판을 들으면 기분이 좋고, 덩달아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에게 ‘출근’이란?

저를 움직이게 하는 제 인생의 유일한 계획인 것 같아요. 저는 MBTI 유형 중 P형으로 일상에서 계획적인 편은 아니에요. 출근을 위해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준비하고, 커피를 사고 하루 일정을 생각하고, 월요일에는 책상 청소를 하죠. 회사 생활은 계획이 없으면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잖아요. 저를 계획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유일한 게 바로 출근입니다.

동반성장팀
임민희 프로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2009년 12월에 입사해 4년간 현장 근무를 했고, 본사 설계팀을 거쳐 현재 동반성장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실행 예산 검토를 주 업무로 하고 있는데요. 프로젝트 예산이 나오면 도면과 관련 자료를 받아 비교해서 물량, 단가 등의 오류는 없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Q. 나의 출근길을 소개해주세요.

우리 회사가 출근 시간이 빠른 편이라 제 준비만 서둘러 하고, 6살 된 아이는 시차 출퇴근제를 이용하는 남편이 책임지고 등원 준비를 해요. 얼마 전부터는 아침 8시에 집으로 등원 도우미가 옵니다. 지하철로 40여 분 거리를 환승하며 오는데요. 앉아서 올 확률은 50퍼센트지만, 회사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출근하면 기운이 납니다.

Q. 평소 즐겨 입는 출근복 스타일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율복이 허용되는 만큼 편하게 입는 편이에요. 청바지나 면바지에 맨투맨 또는 캐주얼 블라우스를 입고 운동화도 즐겨 신어요. 아기를 낳은 이후부터는 옷 쇼핑 횟수가 줄었고, 왜 그런지 늘 비슷한 스타일의 편한 옷을 찾게 되네요. 메이크업은 10분도 안 걸릴 걸요? (웃음)

Q. 출근(일) vs 육아를 비교해본다면? 내게 더 쉬운 쪽은?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기간 동안 육아에만 몰두하니 오히려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지금은 아이가 꽤 많이 컸지만 당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어린 아기와 하루 종일 놀아주다 보면 어느 순간엔 내가 뭘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고. (웃음) 적어도 회사는 대화가 되는 어른들과 일하고, 일의 성취를 느끼며 일한 대가를 받으니 좋죠. 반면, 온종일 육아에 최선을 다해도 밤에 아이가 자는 모습을 보면 괜시리 미안한 점만 생각나는 게 엄마 마음인 것 같아요.

회사 생활의 가장 큰 고비는 복직 이후에 있었어요. 11개월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등원 거부가 아주 심해서 매일 아침마다 울었고, 어린이집을 다섯 번 옮길 정도였거든요. 그때 참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 힘든 시기를 거쳐 지금은 아이가 자라서 말이 통하니까 한결 수월해요.

Q. 전통적으로 남초 현상이 강한 건설 회사에서 여성 직원으로 일하며 느끼는 점이 있다면?

남초 회사가 가진 힘든 면이 있긴 하죠. 물론 동료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지만 아무래도 육아에 참여한 경험이 적은 윗세대의 분들은 공감대 형성이 안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몇 년 사이에 기업 문화나 사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가령 회식이 잦고, 강압적인 분위기였다면 육아를 병행하며 회사를 계속 다니는 건 어려웠을 거예요.

Q. 최근 국가적 화두인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우리 회사에 도입하면 좋을 복지제도가 있다면요?

우리 회사도 시차 출퇴근제를 시행중인데, 시업 시간과 종업 시간을 늦추는 방식만 현재 가능한 걸로 알아요. 본사의 경우 필요한 직원들은 대부분 9 to 6를 이용하고 있고요. 만약 출근 시간을 당기는 7 to 4 제도가 도입된다면 현재는 어린이집 하원 도우미를 이용하고 있는데, 제가 퇴근해서 아이를 하원시킬 수 있어서 유용할 것 같아요. 더 나아가 좋은 제도를 마음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도 형성되면 좋겠어요.

Q. 업무 중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업무 특성상 예산이 적정한지 철저히 살피고 또 때에 따라 삭감하는 경우가 많으니 상대적으로 현장 담당자는 어려움이 있죠. 그렇지만 가끔 예산 검토 중 잘못된 부분을 찾았을 때 현장 담당자가 고맙다고 하면 저 역시 보람을 느끼고 기분이 좋아요.

나에게 ‘출근’이란?

일터로 향하는 일이 늘 즐거울 수 만은 없죠. 그래서 출근을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지하철을 타고 가는 그 ‘출근 시간’ 자체를 좋아해요. 일과 육아 모두에 적용 받지 않는 공간에서 오로지 저 혼자 보내는 시간이니까요. e-북을 읽거나 유튜브 등을 보며 즐기는 소소하지만 일상의 소중한 시간이에요.

Agile혁신팀
한경선 프로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8년에 입사해 2019년까지 IT 운영 업무를 했고, 2021년부터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DT-TFT를 시작으로 현재 DT 업무로 전환해 근무 중입니다.

저희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도 계셔서 잠깐 소개할까 해요. 저희는 PI 활동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건설 스마트 기술의 동향을 파악해 업무 개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을 소개하고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술적으로나 프로세스, 데이터 부분에서 현업과 함께 공감하면서 실질적인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나의 출근길을 소개해주세요.

보통 새벽 4시 반쯤 눈이 떠져요. (웃음) 뉴스를 살펴보다가 5시부터 가족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한 다음 제 출근 준비를 해요. 사실 올해 중 1, 초등학교 5학년인 자녀 둘이 있는데, 아이들을 챙기다 보니 매번 아침이 출근 전쟁이었어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밤 10시 반이면 무조건 소등하고 아이들이 아침 6시에 일어나는 루틴으로 바꿔서 서로 얼굴을 보는 시간도 확보하고 전보다 여유 있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그날의 미션을 부여해주고 출근에 나섭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지하철로 1시간 정도인데, 사람이 꽤 많아서 늘 서서 오게 되네요.

Q. 출근 후 나의 모닝 루틴이 있다면요?

관심 분야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어서 출근 후에 확인합니다. 유용한 정보는 따로 정리해두기도 하고요. 아, 출근하면 아이들에게 확인 전화도 꼭 합니다.

Q. 평소 즐겨 입는 출근복 스타일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결혼 전엔 힐을 즐겨 신었어요. 아이를 낳고 나서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는데 정말 편한 거예요. 그 뒤부터는 편한 캐주얼 스타일을 선호하게 됐어요. 다만 회사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에 사무실에서는 좀 더 단정하면서 실용적인 웨지힐로 갈아 신고 있습니다.

Q. 출근(일) vs 육아를 비교해본다면? 내게 더 쉬운 쪽은?

둘 다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웃음) 가정에서는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드니 더 어려움을 느껴요. 아이의 인생이 달린 중요한 문제들이 생기는데 테스트 삼아 아무 선택이나 할 수는 없잖아요. 주변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만 내 아이에게도 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회사에서는 업무 특성상 정해진 업무를 정해진 시간에만 처리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아침에 반찬을 넉넉하게 만들어 둔 날은 조금 늦게까지 자발적으로 야근합니다. 제가 맡은 일을 책임지고 해내고 싶은 마음에서요. 얼마 전 사무용 모니터를 한 대 더 지원 받아서 근무 환경도 좋아졌답니다.

Q. 전통적으로 남초 현상이 강한 건설 회사에서 여성 직원으로 일하며 느끼는 점이 있다면?

제가 건설 현업에서 근무했다면 답변이 달랐을지 모르겠네요. 대학에서도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이런 분위기가 익숙하달까요. 되레 배려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우리 회사의 문화 자체는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려는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국가적 화두인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우리 회사에 도입하면 좋을 복지제도가 있다면요?

이런 말을 하면 꼰대 같을까요?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커요. (웃음) 제 시절에는 출산 휴가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육아 휴직을 비롯해 그때에 비하면 사회 전반적으로 직장인들이 누리는 게 많아졌다고 느끼거든요. 세상에 당연한 건 없으니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서로 배려하면서 일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그래도 의견을 한 가지 제시하자면 반반차 제도를 추천하고 싶어요. 아이가 아플 때나 학교 행사가 있을 때, 학업을 위해 알아봐야 할 일이 생길 때 등 아주 잠깐씩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 생기는데요. 반차를 쪼개어 쓸 수 있다면 회사나 동료에 덜 미안해하면서 일할 수 있을 듯해요.

Q. 업무 중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제 일이 업무의 방식을 바꾸고 직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인데 성과를 내기가 참 어려운 분야거든요. 쉽지 않은 과제이고 당장 이뤄내기 힘든 일이죠. 하지만 현업과 함께 공감하면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려 회의를 할 때, 가끔이지만 (웃음) 팀원들의 노력을 알아주시고 방향성과 또 그 과정의 어려움에 공감해주는 말씀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동시에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서서 성공경험을 가지신 사내외 분들처럼 저도 제 일에 믿음을 갖고 돌파력과 추진력, 더불어 가장 중요한 ‘깨지지 않는 멘탈’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출근’이란?

저에게 출근이 매우 중요해서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조심스럽네요. 학교 졸업 후 이 곳에서 줄곧 일해왔고 하루의 긴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그냥 제 삶 자체인 것 같아요. 어쩌면 가족보다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료들도 있고요. (웃음)

편집부  사진 이보영

4 Comments
  1. 나름 친한 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컨텐츠 인터뷰 통해서 모르는 부분들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 모여 계시니까 더 멋져요 🙂

  2. 한경선 프로님 응원합니다 항상 감사해요~

  3. 굳럭투유 댓글:

    1

    한프로님… 항상 현업의 입장에서 공감해주시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다가올 중2병 자녀와도 현명하게 대처하실꺼라 믿습니다^^

  4. 한경선 프로님, 슈퍼우먼 워킹맘을 항상 응원합니다~^^

댓글 등록

이름은 전체공개되며, 닉네임으로 설정 가능합니다.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미지 업로드는 10 MB까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