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한 낡은 철로는 낭만의 장소는 될지언정 교통의 편리함과 안전을 보장해주진 못한다. 충남 보령시 일원의 장항선3공구 철로 이설은 주행 시간을 단축하고 사람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공사였다. 산을 관통해 터널을 뚫고 물 위로 교량을 세우며 마침내 올해 1월 5일 남포~판교 구간의 직선화를 완료하고 개통한 현장팀의 노고가 값진 이유다.
77개월 만에 이룬 값진 결실
“증기와 같은 강력한 힘이 바퀴 달린 마차에 적용된다면 사람의 생활이 크게 변화할 것이다.”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남긴 말로 철도의 힘을 잘 표현해준다. 한라가 장장 77개월간의 기나긴 공사를 해온 장항선 개량 사업 역시 사람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보장해줄 것이다.
장항선은 본래 1922년 천안과 온양온천을 잇는 충남선(사철)으로 개통되었다가 장항역까지 운행되면서 장항선이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 100여 년의 세월을 견디며 노후화된 장항선은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개량 공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라는 1931년 준공된 남포~판교 구간의 직선화 공사를 진행했다. 국가철도시설공단(구 한국철도시설공단) 발주로 진행된 공사는 2014년 11월 착공하여 2021년 1월 5일 개통, 4월에 준공했다. 공사 금액은 1,063억 원으로 총 25명의 직원이 투입됐으며, 해당 구간에는 터널 3개(5.4km), 저수지와 하천을 통과하는 교량 3개(0.9km) 등이 포함됐다. 발주처 외 코레일의 주기적인 사전 점검을 받으며 엄격한 규정 속에 진행된 공사는 매 과정이 어려웠다. 현재 선로는 시속 250km의 고속주행이 가능하도록 개량됐다. 4월 초에 만난 현장팀은 기존 장항선 구조물을 철거하는 막바지 작업에 매진 중이었다.
스마트 건설 기술로 난관 해결
이번 공사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차령산맥 끝자락 잔미산에 4.9km 길이의 장대터널을 시공하는 과정이었다. 신입 시절부터 터널 공사를 계속해온 이호종 소장에게도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다. 터널 길이가 길어서 IT 기반의 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하여 실시간 근로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이동식 CCTV를 설치했다. 양쪽에서 굴착하다 보니 정밀한 측량 관리 역시 중요했기에 만반의 준비를 기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은 벌어지기 마련. 지질조사에서 감지되지 않았던 석탄이 나와 일명 석탄층 터널 굴착 작업이 추가됐다.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 환경에서 중단 없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어느 현장보다 안전 업무를 세밀하게 챙겨야 했다. 이런 노력이 더해져 한라의 시공 실력을 입증한 점 외 전 공정 무재해라는 자랑스러운 결과물을 하나 더 낳을 수 있었다.
주민들이 낚시를 즐기기도 하는 남포저수지(220ha, 약 66만 평) 위에 철도 교량을 시공하는 일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국제 규격 축구장의 300배 크기에 달하는 저수지는 보령지역 농경지(226ha, 약 68만 평)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주민들에게 중요한 저수지인만큼 소음, 먼지를 비롯해 현장 타설 말뚝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현장팀은 저수지를 관할하는 농어촌공사와 협약을 맺고 긴밀하게 업무를 협의하면서,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순조롭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공사 기간이 길었던 만큼 현장 직원들이 주민들과 이웃사촌이 되어 정을 쌓아온 점도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됐다.
잇따른 수상의 영예
토목은 국가사업으로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게 된다. 준공 전 받는 시공 평가에서는 장항선의 다른 구간을 맡은 굴지의 건설사보다 여러 지표에서 앞섰다. 개통 후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상, 국가철도시설공단의 이사장상, 안전신고 공모전 우수상, 충청본부 안전 MVP 최우수상을 모두 한라가 수상했다. 발주처로부터는 현장 직원 간 협력이 잘 되고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
“토목 현장의 막내 소장이라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웃음). 직원 간 소통과 협력을 가장 강조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만큼 다이나믹하면서도 열정이 넘치고 자유로운 조직이 되자고 했습니다. 소수의 인원이었지만 직원들도 서로 업무 백업을 하면서 좋은 현장 분위기를 유지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웹진 취재팀이 온다는 소식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플래카드까지 준비한 걸 보면 아시겠죠?”
왼쪽부터) 관리팀 김수민 경리보, 공무팀 원치현 프로, 이호종 소장, 공사팀 김오승 프로, 안전팀 이충규 프로.
현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직원들의 눈빛은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반짝거렸다. 한라의 시공 노하우와 오랜 시간 현장을 지킨 직원들의 열정이 만든 결과물은 사람들을 편리하게 해주며 또 한 번 장항선의 100년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회사 수주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2014년 착공 이후 현재까지 장항선3공구를 위해 애써준 직원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가 쌓은 철도 현장 경험이 회사의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개개인의 역량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장항선3공구 개통을 위해 길을 잘 닦아주신 이태진 소장님, 이대호 팀장님, 염광천 프로, 류대호 프로, 허홍석 프로, 이수연 프로, 황보명권 프로, 송승안 프로에게 덕분에 장항선3공구가 무사히 개통과 준공을 하게 되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글 편집부 사진 김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