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가 인천 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 도보 3분 거리의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하는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를 준공했다. ㈜에스디파트너스의 발주로 시작한 이번 공사 현장은 위기 극복 능력과 아이디어 공법이 특히 빛났다. 자랑스러운 성과를 이룬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라, 송도신도시 업무시설 준공
요란스러운 장마가 휩쓸고 지나간 뒤, 온 세상이 뜨거운 여름 햇살로 채워졌다.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저기 공사 현장의 소리로 들썩이는 동네가 있다. 벤처밸리로 알려진 송도신도시 국제업무지구 주변의 모습이다.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 앞 갯벌과 해안을 매립한 간척지 위에 마천루 숲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한라가 2019년 9월 6일 착공한 송도 C6-1블럭 업무시설 신축공사 현장이 33개월만인 지난 6월 30일 준공을 마쳤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29-8번지에 위치한 송도 씨워크인테라스 한라는 대지 면적 9.032㎡에 건축 면적 5,639㎡, 연 면적 93,383㎡ 규모로 지어졌다. 지하 4층부터 지상 25층, 최고 높이 99.9m의 위풍당당한 이 건물은 업무시설 총 1,242실과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로 구분된다. 현재는 잔손보기 중이며, 7월 1일부터 2개월 간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송도 씨워크인테라스 한라는 섹션형 오피스로 전용 21㎡(6.5평)~ 42㎡(12.7평) 크기의 비교적 소형 오피스에 속한다.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분양받을 수 있고, 테라스를 설치하고 수전 시설을 만들어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옥상정원과 입주 기업을 위한 지원센터까지 있어 일률적인 평면의 아파트를 짓는 것과는 달리 세심한 공정 관리가 필요했다.
위기 극복하고 바다 위에 이룬 기적
어느 공사 현장이든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 현장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이어졌다. 현장 경험이 탄탄한 한라 입사 30년 차 이상학 소장도 혀를 내두를 정도.
“바다를 매립한 간척지라 땅 속 상태를 가늠할 수가 없었어요. 탑다운 공법으로 땅을 파고 들어갔는데 사토를 버릴 곳이 마땅치 않았고, 땅에 물이 너무 많았어요. 흙을 만지면 손가락 사이로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요. 물이 많아도 집수장을 파서 물을 퍼올리면 되는데 이곳은 뻘이 섞여 불가능했습니다. 기초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다리가 쑥쑥 빠질 정도니까 근로자들로 들어가기를 꺼려하더라고요.
이상학 소장은 난관을 뚫기 위해 여기저기 의견을 구하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문득 대학 시절에 배운 내용이 떠올랐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건축을 할 때 대나무를 엮어 사용했다는 것에 착안해 고재 합판을 모아 뗏목을 만들어서 그 위에서 기초 작업을 진행했다. 위기를 이겨낼 대안을 찾아낸 것이다. 하지만 땅과 사투를 벌이느라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는 곧 공기를 맞추는 데 차질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공기를 만회하느라 무척 힘들었죠. 원래 계획대로 업업 공법을 적용하면 시간이 부족해서 중간에 비용은 많이 들지만 세미탑다운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지하층으로 내려감과 동시에 지상 몇 층까지 올릴 수 있는지 허용 범위 내에서 속도를 내어 공기를 만회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중 협력업체의 사정으로 공사가 잠시 중단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큰 산을 넘으니 더 큰 산이 기다리듯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준공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학 소장과 현장 직원들은 한라라는 이름을 기억하며 난관을 이겨냈고, 한라의 시공 노하우를 하나 더 보태는 성과를 얻었다.
현장을 지키는 가치, 책임의식과 자존심
요즘 공사 현장마다 공정을 컨트롤할 직원은 물론 근로자 특히 숙련공 구인난이 심각하고, 철근 가격이 50% 이상 올랐을 만큼 자재비가 상승하면서 수익률은 떨어지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계획한 기간 내에 시공 품질을 유지하며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이상학 소장은 직원 한 명 한 명이 책임의식과 자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고자 하는 열망과 강한 근성도 요구했다. 직원들이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주지 않는 게 공사 현장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현장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기를 바랐다. 그런 자세와 간절함이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는 현장 상황을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특히 건설업이 1+1=2라는 수식을 적용하기 어려운 산업이라 생각합니다. 때론 투입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수도, 애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분야입니다. 작게는 매일의 날씨부터, 크게는 세계 경제 상황까지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다양한 변수를 예상하고 원만하게 이겨내야 하는 요즘과 같은 현장에서는 일당백 이상을 해야 하는 팀원 개개인에게 자기 일에 대한 더 높은 책임감과 자존심, 목표 의식 등이 요구되는 겁니다.”
대관 관계의 중요성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현장의 후배들에게도 이런 노하우들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전면 유리로 마감한 건물은 커다란 조각품 같다. 외관에 두께가 다른 루바를 설치해 햇빛에 따라 그늘이 입체감 있는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 맑은 하늘의 구름도 거울처럼 반영한다. 공사 기간에 흘린 한라인들의 땀과 수고 덕분에 이렇듯 수려한 건물이 우뚝 솟을 수 있었다.
공기 만회에 힘쓴 직원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족한 공기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합니다. 때로는 좌절하고 어려움과 만나야 했지만 무사히 준공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직원들이 경험한 모든 것이 자산이 되었기를 바라고, 더 나아가 한라만의 노하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글 편집부 사진 강현욱
건물이 웅장하고 멋있습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