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계, 여성 임원, ESG 경영 강화
키워드로 보는 ‘2021 주주총회’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속에 자본시장 재편과 더불어 기업별 이슈가 많아 어느 해보다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3월 상장기업의 연례행사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속에 자본시장 재편과 더불어 기업별 이슈가 많아 어느 해보다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주주총회 이슈를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코로나 19가 바꾼 풍경, 온라인 주주총회

올해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개인 소액주주들이 급증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신중하게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었다. 전자 투표, 의결권 대리, 감사인 선출과 관련한 3% 룰 등 새로운 제도도 주주총회의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주요 건설사 주주총회도 연달아 개최됐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속에 자본시장 재편과 더불어 기업별 이슈가 많아 어느 해보다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는 PC나 모바일을 통해 주주총회 현장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온라인 주주총회가 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혔고,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웠던 예전과 달리 개인 투자자 증가로 주주들을 수용할 공간 마련이 어렵다는 점과 지방 상장기업이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포스코는 3월 15일 기업 중 처음으로 주주총회를 온·오프라인 동시에 개최했고 의결권 행사는 전자 투표로 이뤄졌다. 2018년 액면분할로 개인 주주가 늘어난 삼성전자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 최초로 온라인 주주총회를 열고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주주 친화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 한라는 주주총회 직후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비대면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한라 유튜브에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미래의 성장 동력 찾기, 신사업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각 기업의 신사업 진출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SK텔레콤과 KT, LG 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모두 통신 외 새로운 이익 창출을 위한 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각 게임사 역시 정관 변경을 통해 블록체인, 출판업, 의료 의약 등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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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는 GS건설과 SK건설이 가장 적극적으로 신사업 안건으로 다뤘다. GS건설의 경우 무형재산권, 지적재산권의 임대 및 판매업, 소규모 전력중개업 등의 진출을 놓고 의결을 진행했다. 이중 소규모 전력중개업은 소규모 전력자원에 생산·저장된 전력을 모집해 전력시장에서 거래하는 사업이다. 태양광 및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SK건설은 하수처리시설 설계 시공업, 탄소 포집 저장 및 이용사업, 자원 재활용 및 회수 자원 매매업 등 새로운 목적사업 17개를 추가했다. SK건설 또한 친환경 신사업에 주목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건설은 수처리 시설 시공과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에는 경남 창원에 음식물 폐수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새로운 기회, ESG 경영 강화

올해 주주총회 최대의 화두는 단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었다. 롯데그룹, 삼성물산, 신한금융, SK네트웍스, 포스코케미칼 등은 ESG 경영 강화를 앞다퉈 선언했다. 유통, 식품, 금융, 화학 등 모든 분야에 불어온 이 변화는 건설사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2020년 말 삼성물산이 업계 최초로 탈석탄을 공언한 이후 건설업계는 환경 보호와 적대적인 관계라는 건설업의 이미지를 벗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으로의 이미지 전환을 꾀하는 것. SK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ESG위원회를 신설해 친환경 관련 사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하며 가장 선두에 서서 ESG 경영 붐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국내 최대 폐기물업체인 EMC 홀딩스를 매입하는가 하면 자회사 SK TNS를 매각하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속에 자본시장 재편과 더불어 기업별 이슈가 많아 어느 해보다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됐다.

포스코건설은 협력사와 함께 ESG 경영 평가 모델을 개발해 건설사 맞춤식 ESG 경영 구축에 나섰다. 또한 지난 3월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한 1,400억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한화건설은 풍력 발전단지를 경북 영양과 제주에 이어 강원도 양양에도 착공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 개발도 주관하며 영역을 확장 중이다.

사업 다각화 추구, 사명 변경

이처럼 경영 혁신과 신사업 진출 등 건설업계가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사명을 바꾸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림건설은 디벨로퍼 역량 확보를 통한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사명을 DL 건설로 변경한다. 지주회사인 DL의 주총에서 이와 관련한 정관 변경 및 재무제표 승인 등이 모두 의결됐다. GS건설 역시 글로벌 신사업을 대비하기 위해 올해 2월 GS인더스트리얼 솔루션, GS플랫폼, GS엔터프라이즈 등 신규 사명 5개를 등록한 상태이나 주주총회에서 이를 논의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속에 자본시장 재편과 더불어 기업별 이슈가 많아 어느 해보다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됐다.

주총의 의결 사안은 아니지만, SK는 그룹 차원에서 사명 변경을 추진 중으로 계열사별로 검토 과정을 밟고 있다. 그중 1998년 선경건설에서 사명을 바꾼 바가 있는 SK건설은 친환경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전환하기 위한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업무 분장을 진행 중이다. 현재 3개 사명 후보군에 대한 상호 가등기를 신청한 상태로 ‘SK에코플랜트’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성 제고,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는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거나 임기 연장, 후임 채용을 준비하는 기업이 많았다. 특히 올해 4월부터 시행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중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 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의 영향으로 여성 임원 영입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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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남초 현상이 두드러지는 건설업계는 그간 여성 임원이 적었던 만큼 선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회계 재무 전문가인 제니스 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올해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여성 임원 선임 계획을 발 빠르게 밝혔다. GS건설은 여성 1호 지검장 출신의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를 3년 임기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대건설은 로봇기술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조혜경 한성대학교 IT융합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건설사의 신사업 전개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담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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